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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버매트릭스

29. BaseRuns (베이스런즈) — 팀의 ‘진짜 득점력’을 수치화

by desire2025 2025.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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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베이스런즈란 무엇인가
  2. 피타고리안 승률과의 차이
  3. 계산 방식과 해석
  4. 팀 득점 효율 분석에서의 활용
  5. KBO 적용 가능성과 한계

BaseRuns (베이스런즈) — 팀의 ‘진짜 득점력’을 수치화

 

1. 베이스런즈란 무엇인가

BaseRuns(베이스런즈)는 팀이 실제로 올린 득점뿐만 아니라, 경기 중 만들어낸 출루, 진루, 아웃의 흐름을 기반으로 팀이 얼마나 득점할 수 있었는가를 예측하는 지표입니다.

즉, 단순히 점수를 세는 것이 아니라 "팀이 만들어낸 공격적 기회"를 수학적으로 모델링하여 이상적인 득점 기대값(Expected Runs)을 산출합니다.

이 지표는 1999년 세이버메트리션 데이비드 스미스(David Smyth)에 의해 제안되었으며, 피타고리안 승률(Pythagorean Expectation)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안되었습니다.

피타고리안 승률이 ‘득점과 실점’의 총량을 비교해 팀의 승률을 예측하는 단순 모델이라면, 베이스런즈는 경기 내 세부 요소까지 반영하여 실제 득점 생산 과정을 시뮬레이션한다는 점에서 큰 차별점을 가집니다. 이는 팀의 공격력을 단순히 결과가 아닌, 생산 과정의 효율성으로 평가할 수 있게 합니다.

 

2. 피타고리안 승률과의 근본적 차이

피타고리안 승률은 "많이 점수를 내고, 적게 실점한 팀이 강하다"는 단순 원리에 기반합니다. 이 모델은 공격력과 수비력의 총합적인 힘을 측정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야구의 중요한 특성인 **‘타선의 집중력’**을 반영하지 못합니다.

실제 야구에서는 타선의 흐름, 타순 운용, 출루 후 주루플레이 등 세부 요인이 득점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한 팀이 10개의 안타를 쳤더라도 모두 산발적으로 나왔다면 득점이 적을 것이고, 다른 팀이 단 5안타를 쳤더라도 이를 한 이닝에 몰아쳐 집중력 있게 득점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이런 현실적인 요소를 반영하지 못하고 안타 수나 총 출루 수만으로 공격력을 평가하는 것이 피타고리안 승률의 한계입니다.

BaseRuns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출루 → 주자 이동 → 득점 → 이닝 종료라는 야구의 공격 시퀀스를 수학적으로 표현합니다. 이 모델은 **‘득점 기회를 만드는 능력’**과 **‘그 기회를 득점으로 전환하는 능력’**을 구분하여 계산합니다. 즉, 팀이 생산한 공격 이벤트를 기반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점수를 낼 수 있었는가"를 계산함으로써, 타순의 연결성, 클러치 능력 등 미묘한 공격 효율까지 예측할 수 있게 됩니다.

 

3. 계산 방식의 정교함과 해석

베이스런즈의 기본 구조는 공격 시퀀스에 관여하는 다음 네 가지 핵심 요소로 구성됩니다.

  • A: 출루 및 주루 상황을 만드는 기여 (안타, 볼넷, 몸에 맞는 공 등)
  • B: 주자를 진루시키거나 불러들이는 능력 (장타, 도루, 희생플라이 등)
  • C: 이닝을 끝내는 요소 (삼진, 땅볼 아웃, 병살타 등 아웃카운트)
  • D: 홈으로 들어오는 득점 (내부 주루 플레이 포함)

이를 간단히 표현하면 BaseRuns = (A x B) / (B + C) + D 라는 형태가 되며, 여기서 각 변수는 해당 시즌 리그 평균을 반영한 가중치를 가집니다.

이 모델은 통계적으로 매우 정교합니다. 단순한 평균치가 아니라 상황별 기대 득점을 시뮬레이션한다는 점에서 피타고리안 모델보다 정확도가 높습니다. 예를 들어, 1루타가 발생했을 때 0사 1루 상황의 득점 기대값 변화와 2사 1루 상황의 득점 기대값 변화를 달리 계산함으로써, 실제 경기 맥락을 유사하게 반영합니다. 이 덕분에 BaseRuns는 실제 MLB에서도 팀 단위 성과 분석에서 가장 신뢰받는 예측 지표 중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4. 팀 득점 효율 분석에서의 활용

베이스런즈는 "이 팀이 실제로 득점한 만큼의 점수를 낼 만한 공격력을 가졌는가?"를 평가할 때 매우 유용합니다. 이는 곧 **'득점 효율성'**을 측정하는 핵심 기준이 됩니다.

만약 한 팀의 실제 득점(RS, Runs Scored)이 베이스런즈 예측값(BaseRuns)보다 높다면, 그 팀은 기대치 이상의 점수를 뽑아낸, 기회 활용 능력이 뛰어난 팀으로 해석됩니다. 이는 클러치 타격, 주루 플레이, 타선의 집중력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에서 강점을 가졌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예측값보다 실제 득점이 적다면, 득점 효율이 낮거나 불운이 겹친 팀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공격 기회 자체는 충분히 만들었으나 득점권에서 약점을 보이거나 병살타가 많아 기회를 날렸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2024년 KBO에서 어떤 팀이 700점을 냈지만 베이스런즈 예측값이 670점이라면, 약 30점 정도를 '기대 이상'으로 생산한 것입니다. 코칭 스태프는 이 30점의 초과 생산 원인을 분석하여 긍정적인 요소를 유지하려고 할 것입니다. 또한 베이스런즈는 팀의 공격 잠재력을 비교할 때도 사용되어, 단기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적인 전력 분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5. KBO 적용 가능성과 한계 심화 분석

KBO 리그에서도 베이스런즈는 충분히 활용 가치가 높으며, 특히 리그 전체의 평균 출루율이나 장타율이 매년 변동하는 한국야구의 특성상, 이 지표는 팀 공격력의 **‘구조적 효율’**을 측정하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하지만 BaseRuns 모델을 KBO에 적용할 때 해결해야 할 몇 가지 기술적 한계가 있습니다. MLB의 Statcast나 Pitch F/X 시스템처럼 이벤트별 타구 추적 데이터, 주루 거리, 타구 질 등 세부 변수가 부족합니다. BaseRuns의 가장 정교한 버전은 이러한 세부 데이터를 활용하여 모델의 정확도를 높이는데, KBO에서는 현재 간소화된 형태로만 베이스런즈가 응용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aseRuns는 단순히 득실점 합계만 보는 피타고리안 승률보다 팀의 실제 전력에 더 근접한 결과를 보여줍니다. 따라서 전략 분석, 감독의 라인업 운용 효율 평가, 트레이드 가치 판단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점차 그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KBO 데이터 수집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모델의 정확도 역시 향상될 잠재력이 큽니다.

 

결론

BaseRuns는 단순히 "득점을 예측하는 공식"이 아닙니다.

팀의 공격 구조를 분석하고, 효율적인 득점 전략을 찾기 위한 세이버메트릭스의 핵심 도구입니다.

피타고리안 승률이 ‘결과 중심의 모델’이라면, 베이스런즈는 **‘과정 중심의 모델’**로서 팀이 실제로 얼마나 잘 싸웠는가를 가장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심층 분석 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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